2026년 5월 13일 한국 개봉한 마이클은 앤트완 퓨콰 감독, 자파르 잭슨 주연의 마이클 잭슨 전기 영화입니다. 1960년대 잭슨 5 활동 시기부터 1980년대 Bad 투어까지의 이야기를 담았으며, 전 세계 흥행 수익 7억 680만 달러를 기록하며 2026년 글로벌 흥행 2위, 역대 네 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전기 영화가 됐습니다.

자파르 잭슨, 삼촌을 연기하다
자파르 잭슨이 마이클 잭슨을 연기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저 또한 마이클 잭슨 세대인데 그의 조카가 마이클 잭슨을 연기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문득 생겼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조카, 그러니까 셋째 형 저메인 잭슨의 아들이 직접 삼촌을 연기하는 구도입니다. 원래 가수로 활동하던 인물이고 이 영화가 영화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과연 그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가 개봉 전 가장 큰 관심사였습니다.
막상 영화를 보면 자파르 잭슨의 연기에 대한 평가가 호평으로 모이는 이유를 알 수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을 그냥 흉내 내는 게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진 무게를 몸으로 담아내는 방식입니다. 가수 출신이라는 배경이 특히 무대 장면들에서 힘을 발휘합니다. 조명 아래에서 몸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음악과 몸이 어떻게 맞물려야 하는지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의 연기라는 것이 느껴집니다.
자파르 잭슨은 이 영화를 마치고 가수로서는 잠정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마이클 잭슨을 연기하면서 무대에서 느낀 강렬함은 앞으로 가수로 활동하더라도 느끼지 못할 것 같다는 이유였습니다. 그 말이 이 영화에서 자파르 잭슨이 무엇을 쏟아냈는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줍니다. 배우 데뷔작으로 이 정도 역할을 맡아서 이 정도 결과를 낸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마이클 잭슨이라는 이름이 가진 무게를 피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피해 가는 방법은 없었을 텐데, 자파르 잭슨은 그 무게를 정면으로 받아내는 쪽을 선택했고 영화는 그 선택의 결과물입니다.
앤트완 퓨콰가 담아낸 마이클 잭슨의 무대
앤트완 퓨콰 감독은 트레이닝 데이, 에미넴 뮤직비디오 등으로 이름을 알린 감독입니다. 스타일이 강하고 시각적으로 힘 있는 연출을 하는 감독인데, 마이클 잭슨이라는 소재와 만났을 때 그 방향이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마이클 잭슨의 삶 자체가 쇼맨십과 시각적 충격으로 가득 찬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무대 장면들의 완성도가 이 영화에서 가장 확실한 볼거리입니다. 잭슨 5 시절의 무대와 솔로 활동 이후의 무대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그 변화가 시각적으로 뚜렷하게 표현됩니다. 음악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이클 잭슨의 음악이 영화 안에서 어떻게 쓰이는지가 이 영화를 보는 큰 이유 중 하나인데, 퓨콰 감독이 그 음악과 영상을 연결하는 방식에서 음악 영화로서의 감각이 드러납니다.
인물 묘사 방향에서는 평가가 나뉩니다. 마이클 잭슨의 생애를 다루면서 논란이 되는 부분들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전기 영화에서 항상 민감한 문제인데, 이 영화는 그 부분에서 비교적 우호적인 방향을 택했습니다. 비평가들 사이에서 미화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반면 실제 관람객들의 만족도는 높은 편으로 나타났고, 팬층과 비평가 사이의 온도 차가 확연한 영화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이 맞고 틀리다는 게 아니라, 이 영화를 어떤 기대로 보러 가느냐에 따라 만족도가 완전히 달라지는 편입니다. 그 점을 미리 알고 들어가면 보고 나서의 감상이 좀 더 선명해집니다.
전기 영화의 딜레마, 마이클이 선택한 것
전기 영화는 항상 같은 딜레마를 안고 있습니다. 실존 인물의 삶을 얼마나 충실하게 담을 것인가, 그리고 불편한 진실을 어디까지 다룰 것인가. 마이클 잭슨처럼 음악적 위대함과 사생활 논란이 공존하는 인물을 다룰 때 그 딜레마는 더 커집니다. 영화 마이클은 그 무게 사이에서 음악과 퍼포먼스 쪽을 더 강하게 선택했습니다.
그 선택이 나쁜 건 아닙니다. 7억 달러를 넘긴 전 세계 흥행이 그걸 증명합니다. 마이클 잭슨을 좋아했던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그 시절의 음악과 무대를 다시 경험하는 자리가 됩니다. 어린 시절부터 Bad 투어까지의 이야기가 자파르 잭슨의 몸을 통해 재현되는 과정은, 팬이라면 감정적으로 반응하는 순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비평적인 시각에서 보면 전기 영화보다 기념관 전시 영상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인물의 복잡한 내면보다 무대 위의 모습에 집중한다는 지적입니다. 어떤 기대를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체감이 달라지는 영화인데, 마이클 잭슨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극장 화면과 사운드로 다시 만나고 싶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이유가 됩니다. 역대 전기 영화 흥행 4위라는 숫자는 그 욕구가 얼마나 많았는지를 보여줍니다. 마이클 잭슨이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대한 판단은 관객 각자에게 남겨두고, 영화는 그 사람이 어떻게 무대 위에서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데 집중합니다. 그 선택 자체가 이 영화의 정체성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