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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를 위하여: 김다솜의 장편 데뷔, 채정안과 황보운이 만든 여름,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는 선택

by 말그레75 2026. 6. 21.

《현재를 위하여》는 2026년 6월 17일 개봉한 한국 드라마 영화로, 김다솜 감독의 첫 장편 연출작입니다.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월드 프리미어로 초청된 작품으로, 황보운과 채정안, 배민수가 출연합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녀 현재와,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고 있는 여자 해인이 서로의 삶에 깊이 얽혀드는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현재를 위하여

김다솜의 장편 데뷔

《현재를 위하여》는 김다솜 감독이 처음으로 선보이는 장편 연출작입니다. 첫 장편이라는 사실이 이 영화를 특별하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신인 감독의 장편 데뷔는 대개 자전적이거나 밀도 높은 관찰에서 출발합니다. 김다솜 감독이 택한 소재는 가정폭력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피해 당사자인 소녀의 시선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되, 단순히 고발하거나 연민을 호소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고통 속에서 다른 삶을 꿈꾸는 욕망, 낯선 어른과 맺는 불안한 유대,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선택의 순간을 섬세하게 포착합니다. 이 영화가 제27회 전주국제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에 월드 프리미어로 초청받은 것은 그 섬세함을 영화계가 먼저 알아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전주영화제 코리안시네마 부문은 한국 독립영화 중에서도 예술적 완성도와 고유한 시선을 갖춘 작품을 선별하는 섹션입니다. 김다솜 감독은 첫 장편으로 그 자리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데뷔작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이 영화가 보여주는 연출의 밀도는 주목할 만합니다. 앞으로 이 감독이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낼지 기대하게 만드는 시작입니다. 배급은 라이카시네마와 21스튜디오가 맡았으며, 상업 극장보다는 독립 예술 영화로서의 길을 걷는 작품입니다. 이름 모를 감독의 첫 영화지만, 그 이름이 오래 기억될 이유는 충분합니다. 데뷔작이 이 정도의 완성도를 갖췄다면, 그다음 작품이 어떤 모습일지는 말하지 않아도 분명합니다. 김다솜이라는 이름을 지금 기억해 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채정안과 황보운이 만든 여름

이 영화의 중심에는 두 여자가 있습니다. 소녀 현재 역의 황보운과, 10년 전 실종된 딸을 찾고 있는 해인 역의 채정안입니다. 두 인물은 전혀 다른 상처를 품고 있습니다. 현재는 매일 폭력에 노출된 채 지금 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단 하나의 욕망만을 붙들고 살아갑니다. 해인은 반대로 잃어버린 딸을 되찾으려는 집념 안에 갇혀 있습니다. 아직 만나지 못한 아이를 향한 그리움이 10년이 지나도록 그녀의 삶을 붙잡고 있습니다. 현재는 자신의 계획을 위해 해인을 끌어들이지만, 그 관계는 처음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흐릅니다. 포스터 카피 "한 계절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거야"는 두 사람이 함께 통과하는 여름의 시간을 가리킵니다. 짧지만 돌이킬 수 없는 시간. 채정안은 상실의 무게를 오랫동안 짊어온 여자를 특유의 단단한 연기로 표현하고, 황보운은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소녀의 눈빛을 놓치지 않습니다. 두 사람이 만들어내는 관계의 온도는 이 영화가 단순한 구원 이야기가 아님을 증명합니다. 채정안은 드라마와 영화를 오가며 오랫동안 다양한 역할을 소화해온 배우입니다. 해인이라는 인물은 그 긴 경력 안에서도 쉽게 만나기 어려운 캐릭터입니다. 딸을 잃은 후 10년을 그 집착 안에서 살아온 여자가 낯선 소녀를 만나 어떻게 변화하는지, 채정안은 그 과정을 절제와 감정 사이에서 정확하게 짚어냅니다. 황보운 또한 현재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연기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두 배우가 함께 만들어낸 여름의 풍경은 이 영화를 기억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입니다.

가정폭력에서 벗어나는 선택

《현재를 위하여》는 가정폭력이라는 소재를 정면으로 다루는 영화입니다.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된 소녀 현재의 이야기는 결코 낯선 이야기가 아닙니다. 현실에서 여전히 많은 아이들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받고 있습니다. 영화는 그 고통을 고발하는 방식 대신 현재가 스스로 선택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춥니다. 누군가가 구해주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손으로 다른 삶을 만들어내려는 소녀의 욕망을 따라갑니다. 물론 그 선택은 위험하고 불안정합니다. 아직 세상을 다 알지 못하는 아이가 혼자 감당하기에는 너무 큰 계획입니다. 해인을 자신의 계획에 끌어들이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어른의 힘을 빌리려 하지만, 동시에 그 관계 안에서 예상치 못한 감정과 마주하게 됩니다. 《현재를 위하여》는 이 복잡한 과정을 단순하게 정리하지 않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를 단순히 불쌍한 존재로 그리지 않고, 능동적으로 자신의 삶을 바꾸려는 주체로 바라봅니다.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가장 중요한 시선입니다. 포스터에 담긴 카피 "한 계절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갈 거야"는 이 선택의 시간이 얼마나 빠르고 돌이킬 수 없는지를 암시합니다. 가정폭력을 다룬 영화들이 종종 피해자를 수동적인 존재로 그리는 함정에 빠지는 것과 달리, 《현재를 위하여》는 현재라는 소녀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힘을 부여합니다. 그것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현재는 자신의 삶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사람입니다. 그 욕망을 진지하게 바라보는 것, 그것이 이 영화를 오래 생각하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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